업종 브리핑을 오랜만에 재개합니다. 첫 번째 이슈는 역시 금값 폭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금값은 지난 10월 31일 온스당 2,790달러를 넘어서면서 역사상 가장 높은 금값을 경신했습니다.

지난 2000년 기록한 온스당 252달러에 비하면 무려 11배 가량 높은 가격입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금값입니다. 온스당 3천달러가 이제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금 시세 또한 3.75그램(1돈)당 5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10월 31일 국내 금 도매 시세는 3.75그램당 527,120원(부가세 포함 금액)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고금 시세 또한 지난 10월 24일 3.75그램당 487,000원을 넘어 50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금값이 이렇게 높아지다 보니 업계는 한마디로 죽을 맛입니다. 거래가 완전히 끊겼으며, 그나마 상황이 좋았던 인터넷 업체들 마저 주문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메이저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금 중량이 나가는 제품들의 판매는 거의 안되고 있고 저중량 제품들만 간간히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더욱이 인터넷 업체들은 금값이 계속적으로 오르다 보니 가격 책정에도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같이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금값 폭등으로 주문이 크게 줄어들다보니 제조업체들마다 인원 감축을 하거나 주4일제로의 전환 등의 방법으로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인력들이 업계를 떠났기 때문에 아마 나중에 경기가 조금이라도 회복된다면 제조업체의 일손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질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금값 폭등으로 인해 보석업계의 어려움도 극심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천연 다이아몬드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의해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았겼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의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 역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시장 잠식과 중국 시장의 불황 등으로 시장 규모가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집니다만, 국내시장의 경우엔 이보다 더 상황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국내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은 체감적으로 70~8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느껴집니다. 유행의 변화가 다른 나라보다 드라마틱한 한국 시장에서 최근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은 대단히 무섭습니다.

물론 산이 높으면 골이 깊기 마련이지만 향후 1~2년동안은 이러한 현상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의 다이아몬드 거래는 거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위주입니다. 어쩌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어려운 현상황을 타개해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이 10년 전에 비해 20분의 1 가격으로 떨어진 만큼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새로운 디자인적인 시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1캐럿 사이즈 이상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이 큰폭으로 떨어지자 2-3캐럿대 혹은 5캐럿대의 다이아몬드 디자인을 개발하는가 하면 천연 다이아몬드로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테니스 팔찌가 3미리 이상의 사이즈에서 꾸준한 수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 상황에서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공급자들은 죽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남는 게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창출되고 있고, 소매 마진이 가성비 측면에서 천연 다이아몬드에 비해서 월등히 높기 때문에 향후 몇년간은 이러한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소매 라인에서도 가격 경쟁이 심화되어 마진이 줄어드는 시점이 오면 사용자들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떠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군다나 그동안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 속도를 감안할때 이 상태로는 가만히 있어도 마진의 총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 또한 많이 하락되어 있고, 천연 다이아몬드의 재고가 소진되면서 공급이 줄어든다면 점차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드비어스, 알로사 등의 광산 회사들이 생산과 공급을 줄이고 있고, 인도 또한 다이아몬드 원석 수입을 50% 가량 줄여왔기 때문에 향후 1~2년후에는 천연 다이아몬드가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대체재적인 관계에 있다면 귀금속 분야에서는 백금(플래티넘)과 은이 금의 대체재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값 폭등으로 백금과 은의 사용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직 큰 폭의 확대는 아니지만 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백금의 사용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백금의 수요가 늘다보니 과거 20%까지 받던 해리의 관행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며, 일부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공임 하락의 움직임도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동안 벡금은 높은 공임과 해리 문제로 사용을 주저하게 했지만 이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백금의 사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과거 중국이 금 허가제로 금사용이 묶여 있을때 백금이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해갈시켜주는 역할을 했던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이렇게 높은 금값이 계속 유지된다면 대체 귀금속으로써의 백금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 김태수 편집장

출처: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