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박스의 랩 그로운 약혼반지, 드비어스의 도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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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735회 작성일 23-07-05 09:31본문
라이트박스의 랩 그로운 약혼반지, 드비어스의 도박인가? |
등록일 : 2023.06.28 |

본 기자의 경우 링크드인을 보고 알았다. 사이트홀더는 기습을 당했다고 느꼈다. 드비어스가 설명을 내놓기는 했다. 3개월간의 ‘테스트’ 판매이며, 마케팅은 3대 시장(뉴욕, 댈러스, 애틀랜타)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드비어스는 “우리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 판매의 대부분이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의 ‘변심’에 의한 것이며, 때로는 이 과정에서 잘못되거나 불충분한 정보가 함께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관행이 천연과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모두에 대한 소비자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라이트박스 약혼반지를 시험 판매함으로써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 부문을 더 잘 이해하는 한편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접근 가능한 가격이 제공되는 라이트박스 상품을 공급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드비어스의 임원들은 사적으로 본 기자에게 라이트박스가 원래의 전략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며, 조금 더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상품으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 시장을 혁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일 드비어스의 목표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의 가격대를 낮추려는 것이라면, 최근의 시장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1캐럿의 ‘화이니스트’ 라이트박스 다이아몬드(D~F 컬러, VVS 등급, 엑셀런트 컷) 나석은 1,5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리타니의 1.05캐럿, F 컬러, VVS 등급, 아이디얼 컷 다이아몬드는 707달러면 살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 드비어스는 1차원적인 가격 구조를 벗어 버렸다. 화이니스트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캐럿당 1,500달러지만 화이니스트 약혼반지는 18K 골드를 선택할 경우 2,500달러다. 세팅비가 1,000달러임을 뜻한다. 또한 2캐럿의 화이니스트 약혼반지는 5,000달러에 판매 중이다. 1캐럿이 늘어났는데 세팅비가 배가된 것이다. (라이트박스는 JCK 측에 “이번 테스트에서는 고정 가격을 고수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 기간을 여러 제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이트박스의 움직임이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연간 생산량이 20만 캐럿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 폴 짐니스키에 따르면 전 세계 랩 그로운 생산량은 1,500만 달러에 도달했다.
라이트박스의 공식 입장을 듣기는 어려웠다. 특히 라이트박스의 CEO 앙투안 보르데에게 이번 약혼반지 판매에 대해 질문한 후로 더욱 그랬다. 보르데는 “목적은 소비자 의견 청취다. 여러 소비자들이 언제 약혼반지 판매를 시작할 것인지를 물었다. 우리는 소비자 의견 청취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 수요에 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보르데의 반응은 명확하고 단순했다. 라이트박스가 약혼반지를 판매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수요가 있어야 돈이 된다. 중요한 것은 드비어스가 J.C. 페니나 시그넷 등 다른 일반 소매업체들 같은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드비어스가 아니라 다른 업체였다면 큰 주목을 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드비어스는 다르다. 이는 상징적인 면에서 끔찍한 일처럼 보인다. 이번 일이 랩 그로운 스톤을 취급할지 말지 망설이는 주얼리 소매업체에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여전히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해외에서 더 그렇다.)
드비어스 같은 업체들은 때론 위기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큰 배가 작은 배보다 느리게 항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수가 발생할 경우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얼리 브랜드 주대복은 합성 주얼리를 시험 판매하면서 다른 브랜드명을 사용했다. 이 사실이 밝혀진 순간 계획을 철회했다.
반대로 드비어스는 CBS 미니애폴리스의 앵커가 다음과 같은 멘트를 하도록 만들었다. “드비어스의 대표는 2년 전에 천연 다이아몬드와는 달리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는 감성적인 애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어쨌든 드비어스는 이 회사를 설립하면서 약간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제 이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은 절반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만든 다이아몬드가 천연만큼 좋다고 생각합니다.“
드비어스는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지만 분명 변화는 있었고, 새로운 라이트박스 상품 출시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변화는 드비어스가 가장 중요한 계약, 즉 보츠와나 정부와의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는 중에 일어나고 있다. (계약의 데드라인이 2주 밖에 남지 않았다.) 보츠와나의 일부 사람들은 라이트박스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다. 라이트박스가 드비어스가 천연 다이아몬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박스의 예물 시장 진입이 소문을 발생시키고 있다. 우리가 목격하는 것이 기업 문화 충돌일 수도 있다. 드비어스는 자회사들이 항상 서로 협력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를 각각의 업체가 ‘고립’되어 있다고 표현했다.
라이트박스를 감독하는 드비어스의 자회사 엘레먼트 식스는 기술 업체로써, 상품 판매를 원할 뿐, ‘다이아몬드 드림’에 얽매이지 않는다. 엘레먼트 식스에 새로운 CEO가 합류했다. 라이트박스, 드비어스, 드비어스의 대주주인 앵글로 아메리칸까지 모두 마찬가지다. 앵글로 아메리칸의 이사회는 랩 그로운 스톤의 마진이 천연석을 크게 넘어선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라이트박스를 통해 천연석을 ‘보호’하려는 사람들과 라이트박스를 스스로 존립할 수 있는 일반적인 랩 그로운 스톤 사업체로 보는 엇갈린 의견이 존재해 왔다. 드비어스의 시그니처 상품인 천연 다이아몬드의 충실한 신봉자들 일부가 떠났다. 엘레먼트 식스의 우선순위가 모회사와 일치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엘레먼트 식스는 판도라에 다이아몬드를 팔았고, 그러면서 판도라의 마케팅 방식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드비어스는 현재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라이트박스가 큰 그림에 들어맞는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라이트박스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 멜리사 크리빌라로는 링크드인에 “라이트박스는 드비어스 그룹의 독자적인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보르데는 인터뷰를 통해 “라이트박스는 다이아몬드 광산업체의 자회사라는 사실로부터 어떤 속박도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를 의심했으나 이제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작년에 천연 다이아몬드는 시장 점유율을 잃었으며, 랩 그로운 스톤의 가격은 폭락했다. 두 가지 사실 모두 다 각각의 부문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드비어스는 분명 전자에 주의를 기울이고 후자를 무시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 경제의 법칙에 따른 변화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가격 하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합성석 제조업체들은 라이트박스가 아닌 두바이의 대규모 합성석 판매업체들의 덤핑 판매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라이트박스가 합성석 붐을 일으켰다고 했다.)
일부 랩 그로운 판매업체들은 예물 시장 경쟁이 너무 심해졌다며, 이를 떠나 패션 부문으로 가겠다고 한다. 합성 상품의 마진이 나은 것은 맞지만 많은 소매업체들은 1,000~2,000달러 약혼반지 판매에 전념할 수 없다. 시장이 천연 다이아몬드 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드비어스가 얼마간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한 편으로는 마치 백기를 흔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드비어스가 천연 다이아몬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제 변칙 사용을 그만두고 상품 홍보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랩 그로운 부문의 여러 이슈들 중 하나는 파이를 키우기보다 쪼개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전체 다이아몬드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 그리고 이제 드비어스는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자면) 파이를 다시 쪼개려 하고 있다.
라이트박스의 약혼 시장 진입이 전략적인 도박이든 혹은 진정한 상품 확장이든 간에 드비어스가 100년 이상 지탱해 온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단기적 사고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와 다이아몬드 산업 전체의 특징이기도 하다. 드비어스는 적을 만났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 JCKonline
출처: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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