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 졸업 직후 보스턴으로 이사를 왔다. 처음에는 풀타임으로 글을 쓰는 직업을 찾을 수 없었다. 임시로 MCI(미국의 통신사)의 장거리 통화 서비스 텔레마케터로 일하게 됐다. 나의 일은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무작정 전화해서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AT&T를 떠나 통신사를 바꾸라고 설득하는 것이었다.

 

 

MCI의 모토는 분명했다. ‘동일한 서비스를 더 싸게’였다. (스프린트가 AT&T, MCI보다 더 쌌지만 이를 언급하는 일은 절대 없었다.) 세일즈 교육 담당자들은 AT&T가 얼마나 빠르게 시장을 잃고 있는지를 다룬 영상을 보여줬다. 우리는 우리가 반란군이며, 골리앗과 싸우고 있다고 느꼈다. 물론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텔레마케터로써,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에 그들을 귀찮게 하면서 나중에 모회사가 추악한 회계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는 한 기업을 홍보하는 일을 수행할 뿐이었다. 우리는 세일즈를 벌였으나 대부분 사람들은 전화를 끊어 버렸으며, 많은 사람들은 단호하게 AT&T를 그냥 쓰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상대가 거부 의사를 이런저런 식으로 밝히면 전화를 끊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할 일은 끝났다. 더 이상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이 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AT&T는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었을까? 과거에는 AT&T가 MCI를 맹렬히 추격할 때도 있었다. MCI의 모기업 월드컴이 파산한 후 한 임원은 “AT&T는 느리고, 지루하고, 한 때 독점기업이었으며, 미래가 밝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보니 이러한 시각은 전혀 맞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3월 16일에 뉴욕에서 열린 IDMA(국제다이아몬드연마업협회)의 연례 총회에 참석했을 때 이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천연 다이아몬드 산업이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는 점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반격하면 좋을지 알고 싶어했다. 강연자 중 하나였던 광고업체 카마이클 린치의 CEO 마커스 피셔는 좋은 광고는 ‘적’을 정의한다고 말했는데, 그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적’이 랩그로운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사회자 야코프 알모는 이보다 중도적이었으며, 천연 다이아몬드 산업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산업에 대한 초창기 폄하가 역풍을 일으켜 오히려 시장이 랩그로운 스톤에 더 주목하게 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피셔는 “소매 매출의 절반 이상이 랩그로운 스톤이다. ‘적’이 여러분을 때린다면, 여러분도 맞서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campaignschool.com에 따르면 정치의 세계도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사이트는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다면 네거티브 캠페인을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박빙이거나 동률, 혹은 뒤쳐지고 있다면 공격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천연 산업이 랩그로운 산업을 공격해야 한다는 것인가? 네거티브 캠페인은 분열을 초래하고, 추악하며, 대체적으로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소매 및 제조업체들이 두 상품을 모두 거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든 업체들이 네거티브 메시지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랩그로운 산업은 오래 전부터 천연 산업을 괴롭혀 왔다. 랩그로운 스톤을 ‘컨플릭트(분쟁, 내전) 프리’라고 부르는 것 조차 (모든 랩그로운 스톤이 분쟁과 관련이 없지는 않다.) 모든 천연 다이아몬드는 분쟁과 연관되어 있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천연 산업 역시 가끔씩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은 산발적이었다. IDMA 회의장의 일부 참가자들은 천연 산업이 더 이상 ‘네거티브’를 하는 것 외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터넷 소매상 클리어 컷의 CEO 올리비아 란도우는 소셜 미디어에 랩그로운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란도우는 꽤 격렬한 반발을 샀다. 하지만 우호적인 반응도 올라오고 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좋아하는 양극화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랩그로운 업체들이 분열을 부추기는 메시지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란도우는 IDMA 회의석상에서 “천연석의 장점을 내세우는 것에서 안티 랩그로운 스톤 메시지에 이르는 여러 내용을 올려 반응을 테스트해봤다. 온라인과 틱톡에 콘텐츠를 올리면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올라온다. 아름다운 이미지와 유명인을 활용한 카테고리 마케팅의 효과는 확실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알리기 위해서는 틱톡에 올려야 한다. 랩그로운 스톤은 같은 상품이 아니다. 분리해서 되팔 수도 없다. 1캐럿 가격이 100달러다. 이러한 점을 알려야 한다. 이러한 심플한 메시지들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모두가 다이아몬드를 원한다. 모두가 다이아몬드를 좋아한다. 모두가 다이아몬드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왜 천연 다이아몬드여야 하는가? 차별점은 무엇인가? 왜 랩그로운이 아닌 천연이어야 하는지를 마케팅해야 한다. 카테고리 마케팅은 아름답고 위대했지만 두 스톤의 차이점을 진정으로 부각시킬 수는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이다. 그냥 다이아몬드가 아니다. 천연 다이아몬드다. 이것이 천연 다이아몬드 산업이 홍보해야 할 점이다. 천연 산업이 랩그로운 스톤을 폄하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천연석에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할 필요는 있다.

 

 

파텍 필립의 유명한 광고 문구 ‘파텍 필립은 소유할 수 없다. 다음 세대를 위해 잘 보관할 뿐이다.’를 예로 들어 보자. 이는 천연 다이아몬드 판매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항상 그 가치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치를 지니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손자 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 이제 막 함께하는 인생을 시작한 커플들에게 큰 감성적 울림을 줄 수 있는 메시지다.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을 공격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미온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테스트해 본 메시지 중 반향이 컸던 것은 보츠와나 스토리다. 보츠와나 사람들은 자국의 천연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으며, 무료로 학교 교육을 받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도 없다. 의료 서비스도 무료다. 놀라운 생태계와 사파리가 있는 좋은 환경이다.“라고 말했다.

 

 

셰인 컴퍼니의 CCO(최고고객책임자) 겸 수석 부회장 프라이스 블랑샤르는 올바르게 전달하기만 한다면 업계의 메시지가 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Z세대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다. 돈을 더 쓰지 않는다면 사랑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기분 나빠 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냥 가버릴 것이다. 좋은 다이아몬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왜 특별한지, 어떻게 제조되는지를 얘기해야 한다. 그래도 랩그로운 스톤을 원한다면 좋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생성에 수십억 년이 걸린, 1000만 가족에게 혜택을 주는 무언가를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큰 공감을 얻을 것이다. 핵심은 소매상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우리 중 일부는 운이 좋게도 좋은 다이아몬드가 하는 일을 직접 볼 수 있다. 나는 직원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들을 해준다. 대부분의 평범한 소매상들은 주변에 이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 없다. 때문에 다이아몬드의 스토리를 잘 모르고 왜 신경 써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랩그로운 스톤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소매 매출이 계속 낮아지는 지금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블랑샤르는 특히 NDC(천연다이아몬드카운실)가 배포한 개별 점포 맞춤형 홍보자료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천연 다이아몬드의 판매 전략으로는 어떤 것이 좋을까? 보츠와나? 지속되는 가치? 천연석 대 합성석? 피셔는 업계가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다이아몬드가 보츠와나를 돕고 있다는 메시지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보츠와나 사람들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피셔는 이 전략이 모든 소비자들에게 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세상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소비자에 닿기 위해 메시지를 여러 버전으로 만들 수 있다. 랩그로운 스톤은 분명 시장에 존재하며, 앞으로도 언제나 시장의 일부를 차지할 것이다. 마법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랩그로운 스톤과 관련해서 여러 이슈들이 있는 것은 맞지만, 랩그로운 스톤은 여전히 전통적인 시장에 상당한 (존재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위협이 되고 있다.

 

 

GJEPC(인도보석주얼리수출진흥위원회)의 임원 아눕 메타 역시 이에 동의했다. 메타는 일부 인도 연마업체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시장은 천연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렸다며, “너무 직설적 표현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인도 시장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안다. 우리는 중국 시장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안다. 이 지역의 마케팅에 돈을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이 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미국 시장은 천연 산업을 아프게 하는 방식으로 랩그로운 산업을 적극 수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천연 다이아몬드 산업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지 않는다면 현 상태가 지속될 것임을 알고 있다.

 

 

IDMA 회의장에서 연설한 NDC 북미 지역 사장 겸 CMO(최고마케팅책임자) 크리스티나 버클리 카옐은 NDC의 미국 광고 예산이 1200만 달러에 불과하다는 말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피셔는 광고 효과를 보려면 이보다 몇 배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며, “여론의 법정에서 천연석이 패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IDMA 회의 참가자들 역시 이에 동의했다. 모든 사람들이 천연 다이아몬드 산업이 반드시 ‘네거티브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뜻을 함께 했다.

 

 

/ JCK 매거진 Rob Bates

출처: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